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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ello, world!

·364 단어수·2 분
작성자
Violetdusk
A software engineer, social hermit(obviously)

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지만, 그래도 최근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.

요즘 정서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는데 2020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힘들다. 그때는 만성 불안과 우울이었다면 올해는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해졌다. 그래서 잘 지내다가도 기분이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때가 오면 집에서 술을 미친듯이 마시고, 울고, 해야 할 일을 모두 저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

모든 에너지를 다 쓰고 먹구름에 싸여 있을때면 트위터를 켜고, 될대로 되라는 양 아무거나 트윗에 쓴 다음 보내기를 반복헀다. 지금 느끼는 감정, 도망치고 싶다는 이야기, 그래서 실제로 도망간 이야기, 조금이라도 즐겁기 위해서 본 스트리머 이야기 등. 이렇게 털어놓는 것이 도움이 좀 되기는 했다. 그래도 여전히 피곤하고, 슬프고, 덧없었지만.

혹자는 그것이 휴식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하고, 또 다른 사람은 작년에 너무 힘들게 일을 해서 번아웃이 온 것이라고도 한다. 나 역시도 내가 왜 이러는지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분석해 보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꼭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. 부정적인 감정을 붙들고 아무리 고민해 봤자 그 감정이 나를 조종하고 감싸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.

작년에 나랑 같이 고생했던 분도 비슷한 말을 했었는데 일때문에 너무 치이고 여유가 없어지니 별 것도 아닌 일로 가족에게 짜증을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너무나 미안하다고 했다. 나도 그와 정말로 비슷하게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나 반성이 된다. 그래서 이번엔 전략을 좀 바꿔서 회고하고 분석하고 인과관계를 찾는 일련의 노력을 이제 멈추기로 했다.

그 대신 감정에 지배되지 않는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.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되, 이것을 빠르게 해소하고 보내버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. 명상이나 운동, 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. 확실한 것은, 한 가지 감정을 탐구하기 보다 최대한 여러 감정을 잘 버무려 인생의 균형을 잡는 데 더 초점을 맞춰보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.

또, 트위터(는 인생의 낭비라지만) 에서 보았던 글 중에 뭔가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보상 체계가 망가져 있다고 한다. 가만 생각해 보면 나도 일이 너무 하기 싫어서, 그리고 슬퍼서, 당장 이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가만히 누워있다거나, 술을 마신다거나 했던 것 같다.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몸이 ‘도망치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’ 고 생각하게 되고, 자연스레 그런 습관들이 체득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. 사실 그것이 다 제 살 까먹기인데 말이지…

아무튼 그렇다. 망가진 내 보상 체계를 바로잡기 위해서 하루에 하나라도 가치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. 오늘의 가치있는 일은 이 일기를 쓴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. 뭐 편한 마음으로 자그마한 성취를 하나씩 쌓아가다 보면 나도 언젠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?

그런 생각을 한다.